[인터뷰]미션 중심으로 성장하는 회사, 닥터노아 박근우 대표



“ 팀원들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을 가지고,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미션을 중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



Q. 회사가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환경문제는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닥터노아는 대나무로 칫솔을 만들고 판매하고 있어요. 기업의 방식으로, 빈곤 지역에 풍부하지만 잘 이용되지 않는 자원을 지속가능한 소득자원으로 만들어 빈곤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전업으로 국제개발협력사업(국제구호활동)을 했어요. 그런데 방문하는 마을마다 넓은 대나무밭이 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조사해보니 대나무가 자라는 지역은 주로 빈곤한 지역이었어요. 그리고 그 대나무가 잘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알게 되었죠.


문득, ‘대나무를 소득 작물로 만들면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나무가 소득 작물이 된다면 빈곤 지역에 일자리와 지속가능한 소득이 만들어질테니까요. 이걸 가능하게 하려면 대나무를 소재로 하면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이 필요했어요. 그러다 대나무 칫솔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Q.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조직 운영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닥터노아는 미션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합니다.


저희 팀원들은 조금 특이하게도 국제개발협력사업을 했거나 구호활동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 경험을 통해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우리가 하는 일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지속가능성이 결여되었던 이유는, 그 사회가 구성원들에게 지속가능한 소득을 창출해주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아무리 의료 봉사를 나가도, 학교를 지어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아쇼카 재단의 창시자인 빌 드레이튼이 한 말처럼 단지 물고기를 주거나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에서 만족하지 않고, 물고기 잡는 산업에 혁명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죠. 이렇듯 우리 팀원들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을 가지고,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미션을 중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닥터노아가 미션 중심으로 일하는 법


1. 정관 수정

닥터노아의 정관을 제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정관은 회사의 조직과 활동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 문서입니다. 그러니 법무사가 대신 작성해주는 것이 아니라, 제가 직접 이해하기 쉽게 작성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정관에는 회사의 철학과 가치관을 담지 않습니다. 하지만 닥터노아는 미션에 대한 진정성이 핵심이 되는 회사이기 때문에 내용을 추가하였고 법률 자문도 받았습니다. 


▲ 닥터노아 정관 중


2. 임팩트 미팅

먼슬리 임팩트 미팅을 통해 임팩트 관점에서 한 달동안의 활동을 회고합니다. 임팩트 미팅은 ‘우리의 하루하루가 소셜임팩트를 만들고 있는 것이 맞을까?’ 하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어요. 처음 일을 시작할 때에는 미션에 깊게 공감하지만, 일상으로 돌아가서 칫솔을 팔다보면 가끔 의심이 들 때도 있거든요. 우리의 미션을 되새기고 나아갈 방향을 계속해서 고민하기 위해 임팩트 미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회고 수준이지만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갈 예정입니다.


3. Mission Statement

닥터노아의 Mission Statement를 정의하기 위해,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워크숍을 여러번 진행하며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신중하게 검토했습니다. 기존 문장은 ‘우리는 자연과 사람에게 책임질 수 있는,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든다.’ 인데요. 빈곤 문제 해결이라는 미션과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문장인 ‘우리는 기업의 방식으로 빈곤 지역에 풍부하지만 잘 이용되지 않는 자원을 지속가능한 소득자원으로 만들어 빈곤 해결에 기여한다.’로 수정했습니다.



Q. 조직을 운영하며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언제였나요?


팀이 완전히 붕괴된 적이 있습니다.


사업을 성공시켜서 빅 소셜 임팩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나무 제조 공정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나무를 지속가능한 소득 자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대나무 공예품을 예쁘게 만들어파는 수준으로는 부족했어요. 시장에 나와있는 제품보다 품질이 좋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했죠. 그래서 세계 최초로 대나무장 칫솔 전용 식모기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제조 기술에만 3년을 투자해서 중국 광저우에서 기계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한국에 돌아오니 기계가 고장이 난 겁니다. 기계 고장이 반복되면서 생산이 제대로 되지 않자 팀원 모두가 좌절감을 느꼈고 하나둘씩 떠나갔죠. 저 역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는데 아무런 보답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큰 좌절감에 빠졌어요.



Q. 이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결국 사람 덕분에 다시 시작할 수 있었어요. 그 시기에 기계 고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경태 박사를 찾아갔어요. 기계를 고쳐 제조 자동화에 성공한다면 16만 3000명의 빈곤을 해결할 수 있으니 함께하자고 설득했고, 흔쾌히 수락해주시면서 상황이 점점 나아졌어요.


이 때 열과 압력을 이용해서 대나무를 찍어내는 핫프레싱(Hot Pressing) 기술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대나무 제품은 원자재값이 저렴하지만 수공예로 만들기 때문에 가격이 높았어요. 그런데 핫프레싱 기술을 이용하면서 생산 공정의 규격화와 자동화가 가능해진 덕분에 칫솔의 퀄리티는 좋아지고 가격도 낮출 수 있었습니다.



Q. 좋은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시도하고 있는 한 가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닥터노아 구성원분들이 어떤 특성을 가진 분들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헤이리더스 <Leader’s HR> 세션을 들으며 닥터노아의 인재상을 만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보았어요.


첫 째, 문제해결자 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어려움에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둘 째, 그로스 마인드입니다. 계속해서 성장하며 더 잘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중시합니다.

셋 째, 몰입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어야 하죠.



Q. 어떤 조직을 만들어가고 싶나요?


지금처럼 미션 오리엔티드(Mission-Oriented) 조직으로 성장해나가고 싶습니다. 닥터노아의 큰 장점 중 하나는 비즈니스의 성장이 곧 소셜 임팩트의 창출이라는 것입니다. 구성원들이 선의를 잃고 사악해지더라도 우리 비즈니스 생애로 얻어지는 결과는 엄청 멋있을 수밖에 없을 거에요. 언젠가 16만 3000명의 빈곤 문제를 해결해서 노벨평화상을 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웃음)



To. 헤이리더스 대표님들에게

요즘 겨울이 춥습니다. 꼭 살아남읍시다.

살아남아서 애초에 이루고자 했던 미션을 반드시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From. 닥터노아 박근우